10 육군 1사단 수색병으로 비무장지대(DMZ)에서 근무했다. 하루 시간을 실탄과 수류탄, K-2 소총으로

무장하고 지냈다. 방탄모와 두꺼운 방탄판을 넣은 방탄복은 신체의 일부였다. 지척의 북한 GP(소초) 감시했고,

침투 또는 귀순자가 있을 상황에 대비해 지뢰밭을 가로질러 수색 작전 훈련을 반복했다. 얼마 지뢰 도발이 벌어진

철책 통문을 여러 드나들었던 사람으로서 이번 사건에 대한 애통함이 누구 못지않게 컸다.

DMZ
외딴곳이다. 보통 군인이면 쉽게 찾아갈 있는 면세 매점 '피엑스(PX)', 일과 가족이나 연인에게 안부를

물을 있는 공중전화기가 그곳에는 없다. 되지만 요긴한 월급은 DMZ 산속에 지어진 GP 장기간 투입돼

사는 수색병에게는 무용지물이다. 330mL 우유 , 담배 개비 같은 현물이 DMZ 돈이다. 매스컴은 주로 GP

후방인 GOP(일반전초) 최전방이라며 '고생하는 국군 장병' 사례로 보도한다. GP 총기 사고 같은 일이

생겼을 때나 거론된다. 역할의 중요성과 수고에 비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곳이 GP, 그곳에서 묵묵히 조국을 위해

젊음을 바치는 수색병이다.

지뢰에 이어 북한이 지난 20 포격 도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이스라엘 내무부 관계자와 한자리에 있었다.

속보를 내무부 관계자에게 말해줬다. 이에 그는 "한국이 이스라엘과 닮은 구석이 많은 듯하다" 했다.

열강에 둘러싸여 있는 국가의 지정학적 특징,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적의 도발을 경계하면서도 침착하게 일상은

유지해야 하는 국민의 처지 등이 실제로 여러모로 비슷하다.

DMZ
에서 복무를 했다는 사실을 말해주자 이스라엘 내무부 관계자는 갑자기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놀란 목소리로

"최전선에 있었느냐"면서 "뭔가 달리 보인다" 치켜세웠다. 하지만 놀란 나였다. 한국에선 최전선에서

생활을 했다고 하면 '어쩌다 거기까지 갔느냐' '무슨 ( 좋은) 사정이 있었느냐' 반응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이스라엘 간의 차이가 느껴졌다.

내무부에서 취재를 마치고 건물을 나와 버스를 타는데 군복 차림의 이스라엘 병사 명이 뒤따라 버스에 올랐다.

병사는 복무증을 운전기사에게 내밀었고, 기사는 " 토다( 고마워요)"라고 말하며 손짓으로 병사를 안으로

들여보냈다. 이스라엘에서 군인은 의무 복무하는 사병이든 직업 장교든 상관없이 군복을 입고 있고 신분증 제시만

하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있다. 나라에서 군을 어떻게 여기고 대우하는지를 짐작할 있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이스라엘의 군사 장비와 기술을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똑같은 군복을 입고 총을 든다고 같은 군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이스라엘에서 가져올 것은 군대를 존중하는 국민의 인식이다.

이스라엘의 최고 비밀 무기는 이런 국민의 지지로 형성된 군의 사기(士氣).

노석조 예루살렘 특파원

[출처]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